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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다화 감상 ⑦│유송년의 <연다도>


참새 혓바닥을 구름 가루로

만들고자

완호경(阮浩耕, 중국 저명 차 연구가)

 
송나라 당시의 찻잎은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찻잎을 쪄서 평편하게 만든 단병차(團餠茶)로, ‘편차(片茶)’라고도 한다. 표면에 밀랍을 발랐기 때문에 ‘납차(臘茶)’ 또는 ‘납면차(臘面茶)’로도 부른다. 또 하나는 찌고 누르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찻잎을 따서 그대로 말린 산차(散茶)로, ‘초차(草茶)’라고도 한다. 송나라 구양수(歐陽修)는 “납차는 검주(劍州)와 건주(建州)에서 나고, 초차는 절동(浙東)과 절서(浙西)에서 성행한다”고 하였다. 송나라 때는 편차가 유행하여 차를 우려내는 데도 편차가 사용되었다. 그럼 초차는 어떻게 마셨을까?
남송의 화가 유송년(劉松年)이 그린 <연다도(○茶圖)>는 송나라 당시 초차를 갈아서 분말을 만든 다음 물에 우려서 마시는 광경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림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오른쪽 절반을 보면, 한 시승(詩僧)이 붓을 들고 탁자에 몸을 숙인 채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 또 한 사람은 맞은편에 앉아서 글씨를 감상한다. 곁에 앉은 또 한 사람은 양손에 펼쳐든 두루마리를 읽고 나서 스님이 새로 지은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림의 왼쪽 절반에는 차를 갈고 찻물을 끓이는 광경을 담았다. 수풀가에 놓인 탁자에서는 차를 우리는 사람이 ‘탕제점(湯提點)’이라고 하는 찻주전자를 들고 찻사발에 물을 붓고 있다. 찻사발 왼편에는 다탕을 저을 차선(茶○○)이 놓여 있다. 이는 축부수(竺副帥)라고도 한다. 탁자 위에는 나추밀(羅樞密)로 불리는 차라(茶羅), 도보문(陶寶文)으로 불리는 찻잔(茶盞), 칠조비각(漆雕秘閣)으로 불리는 잔탁(盞托) 따위가 놓여 있다. 탁자 한쪽에는 화로가 있고 그 위의 물동이에서 물이 펄펄 끓고 있다. 화로 옆쪽 탁자 모서리에는 사직방(司職方)으로 불리는 차건(茶巾)이 놓여 있다. 탁자의 다른 편에는 아가리에 대나무껍질덮개로 덮은 항아리가 놓여 있는데 물을 담아 놓은 것 같다. 화롯가에는 또 한 사람이 탁자에 걸터앉아 석전운(石轉運)으로 불리는 맷돌로 차를 갈고 있다. 백옥처럼 뽀얀 찻가루가 맷돌 받침으로 떨어진다. 화폭에는 평온하고 질서 있는 모습이 잘 담겨져 있다. 이 그림을 <연다도>라고 명명하며 차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훤히 드러내 보인다. 이 그림은 문인사대부 집안에서 차를 달이고 음미하는 광경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남송의 심안노인(審安老人)이 지은 《다구도찬(茶具圖贊)》에 차를 분쇄하는 도구로 목대제(木待制), 금법조(金法曹), 석전운이 실려 있는 것도 이해가 된다. 목대제와 금법조는 덩이차를 빻는 도구이고, 석전운은 초차를 가는 도구이다.
매요신(梅堯臣)의 <차를 가는 맷돌[茶磨]>이라는 시의 일부를 보자.

盆是荷花磨是蓮 받침은 연꽃 같고 맷돌은 연방 같은 걸
誰○磨石洞中天 누가 돌을 갈아 가운데 동굴을 뚫었나
欲將雀舌成雲末 참새 혓바닥을 구름 가루로 만들고자
三尺蠻童一臂旋 어린 차동은 사납게 팔을 한번 비튼다.

‘참새 혓바닥을 구름 가루로 만들려 한다’는 것은 참새 혓바닥처럼 생긴 초차가 차동이 한바탕 팔을 비틀자 금세 백옥처럼 뽀얀 찻가루가 되었다는 말이다.
소동파(蘇東坡)는 항주통판(杭州通判)으로 재임하던 희녕(熙寧) 6년(1073)에 중양절을 맞아 고산(孤山)의 보은원으로 혜근 선사를 찾아가 함께 차를 마시며 선(禪)을 토론했는데, 이 일은 <중양절에 스님을 찾다가 조각배를 타고 혜근 선사가 있는 보은원을 찾아가[九日尋臻 黎遂泛小舟至勤師院]>라는 작품에 담겨 있다.

試○露芽烹白雪 이슬 머금은 차를 갈아
 눈 녹인 물에 우려 마시고
休拈霜○嚼黃金 서리 품은 꽃술 따지 말고
 황금 싹을 씹지는 말지라.

《차의 세계》2008년 8월호 참조

기사 작성일 : 2008-08-18 오후 4: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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