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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탐구·티베트의 茶 주봉성차

티베트의 차를 만난다


천상의 물과 차가 만난 마나살로와르 호수

카일로스의 하얀 눈이 녹아 흘러 해발 4,550m의 고지에 거대한 마나살로와르 호수(Lake Manasarovar)가 탄생된다. 이 호수는 지구 상에서 가장 높은 고지에 위치하고 있다. 티베트인들은 이 호수의 물로 차를 달여 마신다. 티베트는 고산지대이므로 차나무가 자라지 않는 풍토 때문에 해발 3,500m의 고산지역에서 자라는 약초인 홍경천(紅景天)을 이용한 차가 있다. 티베트 유일의 이 차는 주봉성차로 불리는데 약효가 뛰어나 신선이 내린 풀로 불리기도 했다. 그 차가 티베트의 대표적 차이다. 차맛을 음미해 보면 진한 맛에 취해 절로 주봉성차를 찾는다고 말한다.
지난해 필자는 티베트 고원을 지나 나사를 방문하면서 티베트인이 왜 차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산소가 부족하기에 물을 수없이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터와 갖가지 약초를 섞어 음다를 하면 하루 30잔 정도면 하루를 버틸 수 있게 된다. 티베트 차는 짜기에 적게 먹어야 티베트 생활에 적응할 수가 있다.
티베트인은 주봉성차를 동방신초로 부른다. 주봉성차를 우리는 티베트 관문인 서장 자치주인 나사공항에서도 만난다. 한 손 위에 찻잎을 들고 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중국 현대의학서인 『현대실용초본』에는 “인체의 면역기능을 증강시켜 감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특히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좋다”고 했다. 주봉성차는 특히 아스파라긴산, 글루타민산 및 체내에서 합성할 수 있는 필수아미노산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주봉성차는 티베트에서 생산되는 최고의 차로 일반 녹차에 버터를 섞어 만든다. 히말라야 산 기슭에 자라는 녹찻잎과 버터와 갖가지 약재를 넣고 만들기에 혈액순환을 도와 혈압을 조정하기에 이 차는 약차라고 불리고 있다. 주봉성차의 진가는 히말라야 기슭에서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맛으로 차를 달여 마시는 데에 있다. 티베트의 성산 콰일라스산은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의 성지로 우주의 중심축인 수미산(Mt. Meru)으로 불린다. 그 물이 내려 대하가 되어 마나살로와로 호수를 이루고 있다. 그 만년설이 이룬 물맛을 힌두교 성전인 『라마야나』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호수의 물을 먹거나 이 호수의 물로 목욕을 하면 그 사람은 반드시 신의 낙원에 태어난다고 했다.”
그렇게 물맛과 차맛이 조화롭게 만나는 주봉성차는 티베트인의 정신적 약차가 되어 버렸다.

티베트에 차와 불교를 전한 신라의 무상선사

 
티베트에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티베트인들은 혼례 때 차를 마시는데 한 번 차를 마시면 다시는 다른 집의 차를 마시지 않는다고 전한다. 곧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차나무는 다른 나무와 달리 옮겨 심으면 죽는다는 사실도 두 남편을 맞이하지 않는다는 말과 일치한다. 또 차나무가 혼수에 쓰이기도 하는데, 그 배경에는 차나무가 장수의 식물로 여겨진 데에도 연유한다. 티베트의 명상 음악가인 나왕 케촉은 “티베트에서 차는 곧 수행의 일부”라고 말한다. 차가 바로 일상생활의 도(道)의 체현이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티베트의 차는 왕 대나무통으로 만든 ‘똥모(지름 15~18㎝, 길이 1~50㎝ 가량)’라 불리는 차를 만드는 차통에 버터와 차를 넣고 절구질을 하여 차를 만든다. 그 차가 티베트의 정신을 떠받치는 힘이 되고 있다.
티베트에 차(茶)와 선(禪)을 전한 사람이 신라인이라면 매우 놀랄 것이다. 그러나 티베트에 불교를 도입케 된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이 신라 무상선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중국 5백나한 속에 신라 무상이 성인에 위치에 올라있다는 기사가 도하신문에 보도되어 우리를 놀라게 했던 그 선사가 바로 티베트에 차를 처음 전한 것이다. 종래에는 마하연(摩訶 E)선사가 781년에 티베트의 수도 라사에 들어감으로써 중국선이 티베트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티베트 고서인 『바세』전 속에 김화상 어록이 발견됨으로써 지금까지 전해진 사실은 모두 뒤집어지고 말았다.
『바세』전에 따르면 티베트의 치데쿠첸왕(704~754)이 중국으로부터 불법을 받아들이려고 산시 등 네 명의 사신을 파견하였다. 이들은 당 황제로부터 많은 경전을 받아 귀국하는 길에 익주에서 무상을 만난다. 무상은 그들에게 왕의 죽음, 즉 사신들에게 제왕이 장차 부고로 도입할 것을 예언하면서 그들이 할 일 등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티베트 중심의 삼예사원의 세르난이 중국의 사신으로 왔을 때 무상에게 불법을 배운 사실도 밝혀져 있다. 그렇게 보면 무상은 티베트 불교와 차의 도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을 주고 있다.
신라 성덕왕의 세 번째 왕자로 알려진 무상선사의 차 이야기는 『역대법보기』에도 소상히 전해오고 있다. 무상선사가 천곡산 바위굴에 은거하고 있을 때 무주가 동선에게 무상선사에게 전해 줄 차를 가지고 온다. 무상은 차를 보고 나서 매우 기뻐했다고 전한다. 고정차는 차를 메주 담듯이 띄우는 방법으로 요즘 말로 약차를 말한다. 티베트는 차의 고장 중국에 비해 다양한 차가 생산되지 않는다.

티베트 정신의 상징적인 차, 주봉성차

티베트 사람들의 하루 일과는 차로 시작될 만큼 차와 뗄래야 뗄 수 없다. 티베트인의 차 풍습은 다른 나라와는 개념부터 다르다. 차나무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차를 약으로 먹는다. 이미 노자의 제자 관윤의 대화에서도 차는 불로장생의 서약이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티베트의 차 풍습은 중국 서남 지역 덩이차와 차원이 다르다. 티베트 차의 상징성은 오직 주봉성차에 있다. 주봉성차의 원료는 약초 홍경천(紅景天)을 비롯 동충하초, 설련화, 장흥화 등이며, 이것을 넣고 왕대나무통으로 된 똥모에다 넣고 절구질하듯 갈아서 차를 만든다. 서늘한 고삼지역의 정기를 머금은 홍경천은 약효가 뛰어나 신선이 내린 풀로 불렸다. 청나라 때에는 명성을 떨쳐 황제에게 진상되는 물건 중 필수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강희황제는 장기간에 걸친 서부지역 반란진압 때 홍경천을 복용해 건강을 유지했다 한다.
티베트에서 생산되는 최고의 차(茶)는 단연 주봉성차이는다. 티베트 지역의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자라는 ‘주봉성차’라고 불리는 이 차는 티베트에서 유일하게 유통되는 차이기도 하다. 고산지대인 티베트에서는 특히 명약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왕케촉이 티베트에서 차는 수행의 일부라고 했던 말이 뇌리를 스치는 것은 티베트인의 정신 속에 주봉성차가 성스러운 성수(聖水)로까지 받들어지기 때문이다.
카일라스의 눈이 녹아 한잔의 차를 이루듯 주봉성차는 티베트의 정신을 받치는 희망이다.

《차의 세계》2002년 9월호 참조

기사 작성일 : 2008-08-19 오전 9: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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