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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의눈

물방울 그리고 깨달음

석천(본지 편집위원)

 
한 방울의 물이 부처님의 몸이라는 말이 있다. 빗방울이 막 내린 후 물방울이 갈대에 맺혀 있다. 한 방울의 물방울에도 생명이 숨 쉬는 것 같다. 그 물방울 사이로 어렴풋이 보일 듯 말 듯한 붉은 홍련이 막 연봉을 터트릴 것 같다. 자연이 준 깨달음일까. 선수행자들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에 잠긴다. 어디선가 빗방울 소리가 들려온다. 감았던 눈을 살며시 뜨니 조금 전까지 멀쩡한 갈대에 물방울이 맺혀 있다. 깨달음도 바람 앞에 촛불처럼 순간 이루어진다. 《관무량수경》에는 일체 중생의 마음 가운데 법신 부처님이 계신다고 하였다. 청화 큰스님은 “우주 만물이 그대로 부처의 몸이고 나고 죽고 변천하는 일체 만상이 부처님 자신의 신심에 미묘한 법”이라고 했다. 순간순간 자연계가 바뀌어가는 것을 보면서 부처님이 설한 무량광이 생각난다.
문득 군자정에 앉아 쏟아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연잎에 내리는 빗방울에 연봉이 살며시 감추어버렸고 빗방울이 강물을 이루듯 내리쳤다. 연꽃은 봉우리를 감추어버렸고 빗방울은 온 대지를 적셨다. 불현듯 주돈이의 ‘꽃 중의 군자〔蓮花之君子〕’라는 말이 바로 이런 경계를 놓고 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깨침을 향해 끝없이 나룻배를 저어 가는 선승들처럼 한 농부가 배를 저어 연꽃 한 송이를 딴다. 그 손끝에 피안의 저 언덕을 건너 깨달음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연꽃이야말로 우리의 마음을 밝혀줄 청정의 상징이었다. 비록 연꽃은 진흙 속에 피지만 오염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쏟아지는 빗방울 소리에 문득 깨달음 또한 더욱 가까워져 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선문화》2008년 8월호 참조

 

기사 작성일 : 2008-08-29 오전 10: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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