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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을 초월한 티베트 불교의 성전
  《티베트 사자의 서》를 다시 읽는다 ③│

죽음을 다시 보는 미국

가와무라아쯔노리(河邑厚德), 하야시유카리(林由香里)

죽음을 준비하기 위한 다잉 프로젝트

람 다스는 죽음을 터부시하는 미국사회에서 솔직히 죽음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장소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겼습니다.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의 공포나 의문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조금이라도 그들의 괴로움을 해결하고, 보다 충실하게 죽음을 준비하는 방법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다잉 프로젝트’, 즉 ‘죽음을 준비하기 위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람 다스가 그것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의 동료 중에 아이디어 맨이자 정신적 지도자이기도 한 철학자 올다스 헉슬리라는 작가가 있었습니다. 그 헉슬리가 쓴 《아일랜드》라는 소설에 ‘다잉 하우스’, 즉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보아주는 집’이 등장합니다. 당시 람 다스는 이 구상이 마음에 들어 다잉 하우스를 만들고자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미국 내 상황은 그와 같은 사업을 수용해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았습니다. 무리라고 생각한 람 다스는 단지 자신의 생각만이라도 이해시키기 위해서 ‘컨셔스 다잉(conscious dying)’을 주창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의식하면서 죽음을 맞이하자’라는 것이었습니다.
1970년 인도에서 귀국한 람 다스는 미국에서 가장 뒤떨어진 것이 ‘컨셔스 다잉’이라는 확신을 굳혔습니다. 60년대가 지나고 인간의 정신적인 측면에 점차 관심이 쏠리기 시작하면서 람 다스의 말은 사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람 다스는 1973년이 되어서야 겨우 다잉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활동의 주요내용은 죽음에 직면한 사람이나 그 가족 등 죽음에 관계된 사람들을 위한 무료 전화상담이었습니다. 미국 서해안의 산타크루즈를 거점으로 전화상담 외에도 ‘죽음을 준비하기 위한 명상 워크샵(공동연수회)’을 개최해 람 다스나 그 외의 중추적 멤버들의 죽음을 테마로 한 강의 테이프를 배포하는 등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죽음은 새로운 자각을 향한 출발점

다잉 프로젝트의 특징은 죽음을 다루는 법에 있습니다. 람 다스는 프로젝트의 소식지 제1호에서 “인간의 목적은 마음의 깊은 곳까지 탐구하는 데 있고, 그 심원한 의식의 세계를 인식·자각하는 것이다. 죽음은 인생의 일부분이다. 뿐만이 아니라 죽음이야말로 인간을 내면적인 자각으로 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람 다스가 ‘자각’이라고 쓴 말은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다잉 프로젝트는 죽음을 현대과학이나 의학적 지식이 보는 것처럼 모든 것의 끝으로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자각을 향한 출발점으로 다룬 것입니다.
람 다스는 다잉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의 일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죽음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인도에서 귀국한 후 몇 명의 죽어가는 사람을 만났다. 가족들은 당황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우리집은 죽음과 관계없다’는 듯한 얼굴로 당사자를 대했다.
내가 당사자를 만났을 때 그는 이 외형뿐인 거짓된 밝은 표정에 싫증을 내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당신은 죽어가고 있다’고 확실히 말했다. 가족들은 순간 할말을 잊었다. 그러나 그 때문에 가족이나 본인이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 놓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본인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나누고 싶었으나 모두들 죽음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에 본인과 가족 간의 정은 더욱 떨어질 뿐이었다. 내가 그처럼 죽어가는 사람을 대할 수 있었던 것은 인도에서의 체험이 컸다고 생각한다. 인도에서는 죽음이 일상생활 속에서 당연한 것으로 존재하고, 실제 눈으로 볼 수가 있다. 성지에 가 보면 죽음을 예감한 사람들이 경전을 읽으면서 조용히 죽음을 수용하고 있다. 인도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변용(變容)이다. 미국과는 달리 죽음은 그들에게 패배가 아니었다.
처음 무료 전화상담을 시작한 이유는 죽음에 직면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은 죽음에 대해서 솔직히 말할 수 있는 대화상대이지 병원과 같은 시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제거하고, 죽는 순간을 정신이나 의식의 미적 승화로 수용할 수 있도록 죽는 순간까지 인도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기사 작성일 : 2010-10-19 오후 1: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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