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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탐구|한국차문화의 기원③ -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차의 전래설1


일본차의 연원은 한국이다

 

최석환(본지 발행인)

일본차가 한국을 거쳐 전래되었는가 아니면 중국에서 직접 전래되었는가.
모든 일본 역사 기술은 중국으로 직접 들어왔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센노리큐파의 양대 산맥인 오모테센케와 우라센케 가원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일본차는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들어왔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까닭에 일본다도를 연구하는 것은 곧 한국다도를 연구하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에 차를 전한 최초의 인물은 누구인가. 그들이 주장하는 사이죠(最證)-에이사이(榮西)인가, 도래인 행기보살인가. 그도 저도 아니면 원효, 사명당, 김시습인가. 이런 문제들을 조심스럽게 접근해 본다.
 


일본차의 기원

일본에 차가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래되었는가 그도 아니면 중국을 거쳐 직접 일본으로 전래되었는가.
일본 사람들은 일본에 차가 전래된 시기는 나라시대(奈良時代) 일본의 유학승들이 당의 문화와 기술, 차문화 등을 일본에 전파하면서라고 말한다. 그 시기는 대략 연력 (24년)805년설을 보고 있다.
일본 고승 사이죠(最證)가 당나라에서 차종자를 가져와 오오에의 사카모토에 심었다는 기록과 또 하나는 평안승보(6년) 754년에 도래한 당 유학승 감진(鑑眞)이 『당대화상동정전(唐大和上東征傳)』을 근거로 차를 일본에 전했다고 보고 있다. 또 하나는 이보다 앞선 『동대사요록』을 근거로 덴뽀우시대(天平時代) 백제에서 도래한 행기(行基·668∼749)가 차나무를 말세중생을 위해 심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백제 도래인 행기보다 1세기가 뒤진 사이죠설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들은 역사를 왜곡하면서까지 한국으로부터 차문화의 전래설을 두려워하는가. 그 뿐만 아니다. 선다일미의 연원 또한 중국으로부터 직접 전래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송나라 때의 원오극근(圓悟克勤·1063∼1135)선사가 선수행을 하던 일본인 제자에게 네 글자로 된 진결(眞訣)을 주어 일본 나라의 대덕사에 보관됨으로써 선차의 정통이 일본으로 이어졌다고 보았다.
그런데 2001년 10월 백림선사(栢林禪寺)의 정혜화상이 일본을 제치고 한국에 손을 들어줌으로써 선다일미의 전통 또한 한국으로 굳어졌다. 그 뿐만 아니다. 끽다거의 현장인 중국 지주남전촌의 남전보원선사의 선학사상을 조명하는 한·중남전보원선학학술연토회가 지난해 12월 26일 지주시 추포호텔에서 개최됨으로써 선다일미 정신이 한·중 중심으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들은 조주의 스승 남전선의 창(窓)이 지주로, 신라로, 세계로 퍼질 것을 기대하면서 끽다거의 정신이 만년토록 빛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차인들은 500년 간 이어온 센리큐(千利休)의 양대 산맥인 오모테센케(表千家), 우라센케(裏千家) 가문의 중요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들은 일본다도 정립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덴뽀우시대의 행기보살과 신라의 원효, 근세에 이르러 사명대사와 매월당 김시습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아왔지만, 일본다도만이 세계 중심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해온다.

우리에게 일본식의 다도는 없다

이제 일본다도에 숨어있는 한국차의 전래를 살펴본다. 한국차인회 회장을 지낸 작고한송지영 씨는 1983년 『다원』 창간호에 다음과 같이 회고한 적이 있다.
“차가 중국에서 비롯되어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것은 아득한 옛날의 자취이고 오늘에 이르러서는 일본의 다도가 그들만의 자랑스러운 전통인 듯 온갖 국제적인 문화행사에 다도를 곁들이게 되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 다도의 종가인 교토의 오모테센케나 우라센케를 가보면 단번에 그 분위기에 압도당하고 만다. 그들은 300여 년 된 차실을 비롯 차 역사의 과거와 현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니 차인이 아니더라도, 범상한 눈으로 살펴보아도 저절로 그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그들은 차실 공개도 극히 꺼려 오모테 본가인 불심암 차실의 경우 센리큐의 주기에 맞춰 50년 마다 한 번 차회를 열 정도로 극히 제한되게 공개하고 있었다.
그들이 500년 간 일본차의 정신을 지켜왔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80년 초부터 불어오기 시작한 다도열풍은 30년 안팎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한국의 다도는 시작에 불과하다. 30년 간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온 행다례를 보자. 일본과 한국의 다도가 절묘하게 만나면서 이루어진 하모니가 아니던가.
일본 차회를 본 사람이라면 한국의 다도를 보고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다. 도대체 누가 복사를 했는가. 일본의 우라센케와 오모테센케는 일본다도를 한국에 세뇌시키지 않는가. 부산, 서울, 대구 곳곳에서 일본 기모노를 입은 행다를 볼 수 있지 않은가.
한국다도를 보고 ‘우리 다도가 판치고 있다’며 내심 즐거워하는 일본차인들의 표정 뒤에 한국차인의 고뇌의 소리가 들려온다. 어디 그 뿐인가. 지난해 중앙대에서 강연한 우라센케의 전 이에모토인 센켄시쓰는 한국에 다도가 없다고 폭탄선언을 했음에도 누구하나 그에 반론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최근 입적한 백양사 방장인 서옹선사의 말씀이 생각난다. 20년 전 일본 NHK 기자가 서옹선사를 대흥사로 찾아와 “한국에 다도가 있는가”하고 물었다. 이때 스님은 “없다”라고 답했다. 조선시대 초의선사가 전래한 다도는 어디 가고 스님은 없다고 답했는가. 그 의미를 살펴보자. 서옹선사는 일본에 있으면서 격식에 가득 찬 일본다도를 보아왔다. 선사는 그것을 꿰뚫어 본 뒤 일본 NHK 기자에게 ‘우리에게 너희들과 같은 다도는 없다’고 일할을 한 이야기는 유명한 화두가 되어 오랫동안 회자되었다. 서옹선사가 떠난 지금 그 말씀이 메아리처럼 들려온다.

한국다도, 새롭게 정립할 시기 왔다

우리에게 차문화는 사치스러운 문화였다. 우리들의 생활 주변에 널리 사용되지 않았고, 선방이나 특수한 선비들만이 즐기면서 명맥을 유지해왔던 다도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한국 차정신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망설이는 이유는 차에 있어서 우리 것의 전통을 이어받는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려도경』이나 『고려사』 등에 근거 또는 선종의 근거를 토대로 한국다도를 새롭게 정립할 시기가 왔다고 말한다.
먼저 한국차의 기원설을 밝히는 이 시리즈는 차가 중국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래된 사실을 밝히려 한다. 그래야만 한국차의 정통성을 회복하는 길임을 자각하기 때문이다. 이에이리가즈오(家入一雄·1900∼1982) 씨는 『조선의 차와 선』에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일본의 차는 송나라에서 전래되었다. 『일본불교사』를 살펴보면 ‘교토천황(後鳥羽天皇)의 문치3년(건인 2년(1202))에 에이사이(榮西)선사가 송나라에 들어가 차씨를 가져와 츠쿠시의 세부리산에 심었고, 나중에 묘우에(明惠)가 세부리산의 차를 도가노오(  尾)와 우치(宇治)에 나누어 심고 차의 법도를 창제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에 한국차가 들어간 경로는 크게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백제의 도래인 행기보살이 말세중생을 위해 차나무를 심었다는 근거가 『동대사요록』에 밝혀졌고, 그 뒤 사이죠와 구우카이 등이 당나라에서 가져왔다는 설이 전해온다.
또 하나는 일본에 차명(茶名)이 전해졌다는 설. 일본 나라에 가면 서대사가 있다. 그곳에 차를 돌려 마시는 풍습인 무애사발이 있는데 그 다법이 원효의 무애차에서 유래되었다는 근거와 또 하나는 사명차에 관한 이야기이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갔던 사명대사의 음다정신이 전래되었다는 설이다. 성우스님은 “사명대사가 일본에 체류할 당시 대사 옆에 친히 시중을 들었던 다각이 사명대사의 차 마시는 모양을 흠앙하여 그 다법을 전해 내려와 뒷날 사명다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 매월당 김시습의 초암차 정신이 무라타 쥬코우가 계승하여 일본 와비차 정신으로 되살아난 사실을 들었다. 무라타 쥬고우(村田珠光·1422∼1502)가 새로운 다법인 초암차의 정신을 센노리큐(千利休·1522∼1591)가 와비차로 대성시킨 다법을 말한다.

그렇게 보면 덴뽀우시대에 시작된 다도가 에도시대를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일본다도의 명맥 속에 한국다도의 정신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라타 쥬코우-다케오죠오-센노리큐로 이어지는 초암차 정신이 매월당 김시습으로부터 비롯된 사실을 다음호에서 밝힌다.

《차의 세계》2004년 2월호 참조

기사 작성일 : 2007-07-16 오후 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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